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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01 에필로그 - 건국 헌법 이야기 4
  2. 2008/07/30 사회주의적이었던 헌법 - 건국 헌법 이야기 3
  3. 2008/07/26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 건국 헌법 이야기 2
  4. 2008/07/21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인민으로부터 나온다 - 건국 헌법 이야기 1

Posted 2008/08/01 09:40, Filed under: 인문학 산책


많은 우여곡절 끝에 대한민국 헌법은 1948년 7월 17일 탄생하였고 올해는 그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하지만 건국 헌법은 처음부터 불행한 탄생이었다. 좌우익의 급한 대립 속에 자본주의 + 사회주의의 짬뽕 헌법에다가 몇 주 만에 급하게 만드느라고 많은 해석상의 논란이 있었고 막판에 이승만에 의한 억지 요구로 내각제에서 기형적 국무총리가 있는 대통령제로 바뀌는 바람에 훗날 제왕적 대통령제의 기초가 되었으며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을 이어가는 독재정권의 시발이 되기도 했다. 만약 이때 내각제가 그대로 통과되었으면 어떠했을까? 두고두고 아쉬운 일이다.
반공 이데올로기로 말미암은 방어적 민주주의는 도를 넘어 나치즘을 낳은 바이마르 헌법의 전철을 낳아 박정희의 유신헌법 같은 파시즘 적인 헌법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최소 수십만에서 최소 수백만 명의 민간인이 대한민국 군경에 의해 학살되는 비극적인 상황을 낳기도 했다. 이 방어적 민주주의 조항들은 지금도 살아남아 아직도 대한민국이 완전한 민주국가로서의 도약을 막고 있다.
법관임기제의 도입으로 인해 삼권 분립의 토대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기어코 박정희 정권 때는 삼권 분립이 완전히 무너져서 지금도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해 많은 국민이 의문을 취하는 현실이다. 또한, 조봉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문금지조항이 삭제되고 사후영장제도의 확대, 구속적부심 문제 등 인권과 관련된 조항들이 개악되어 훗날 독재정권의 각종 탈법적인 고문, 가혹행위, 불법연행 등의 기초를 마련해주고 말았다.
여성을 위한 혼인 및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조항도 보수적인 대다수의 의원들 때문에 마지못해 삽입되었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처벌에 대한 조항도 마지못해 부실하게 삽입하여 후일 반민특위 활동이 위헌이라는 구실로 탄압되었고 이로 말미암아 결국 이 땅의 반민족 친일파 척결은 물거품이 되어 다시금 권력을 잡은 친일파와 그 후손들에 의해 지금까지도 그 쓰라린 고통을 당하고 있으니 이 어찌 한탄스럽지 않을까..
이렇게 대한민국 첫 헌법은 많은 문제점을 낳았고 '장식헌법'이라는 오명을 낳았다. 처음 헌법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 뒤 헌법이 독재자들에 의해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바뀌었어도 기본 틀은 안 바뀌는데 처음 헌법이 이러했으니 그 후유증은 대한민국 현대사를 내내 통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땅의 최고의 법임에도 독재자들에 의해 무시되어 '장식헌법'이라는 오명을 건국헌법부터 제5공화국 헌법까지 40년을 들어야 했던 헌법은 현재의 제6공화국 헌법을 만들면서 서서히 벗겨나가고 있다. 하지만, 불완전한 헌법은 독재자들의 자기 이익에 의해 무려 9번이나 개정해서 그동안 부분 개정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얼마나 질곡의 역사를 거쳤는지 알 수 있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헌법이 바뀌어 한때는 대통령이 바뀌면 제0공화국이 바뀌는 줄 알고 김영삼 취임시 제7공화국이라고 표현한 사람들도 많은 우습지도 않은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6공화국 헌법이 제정된 지 20년. 이제 다시 개헌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나라의 헌법은 도대체 얼마나 바뀌어야 완전한 헌법이 될 수 있을까? 세상 이렇게 짧은 역사 동안 이렇게 많이 바뀌는 헌법이 전 세계 자칭 민주주의 국가 중 몇 나라나 있을까? (이승만은 건국 헌법 제정시 툭하면 우선 헌법 제정하고 나중에 조금씩 바꾸면 된다라는 그야말로 헌법을 아주 가볍게 보는 헛소리를 지껄이곤 했다. 우리나라 헌법이 얼마나 가볍게 그리고 대충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는 현실이다.)
돌아보면 너무나도 안타깝고 부끄러운 건국 헌법. 기초적인 토양을 제대로 못 만들어 이 땅의 헌법은 휴짓조각이 되었고 그로 말미암은 고통은 인민에서 국민으로 격하된 이 땅의 민중들이 짊어진 고통이었다.
그리하여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처음부터' 제1조 대한민국은 독재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대통령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대통령으로부터 나온다'로 바뀌어서 현재에 이르는 것은 아닐까?

덧) 사실 에필로그에서 많은 얘기를 하고 싶었지만 막상 4부 걸쳐 글을 쓰다보니 지치고 생각했던 방향과 많이 다르게 나가서 짧게 대충 마무리 한다..ㅡㅡ;; 하고 싶은 얘기도 많았지만 여기서 줄이고 이로써 헌법 60주년을 맞아 쓴 건국 헌법 이야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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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2008/08/01 09:40 2008/08/01 09:40


Tag : 건국 헌법, 독재, 제헌, 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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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08/07/30 19:44, Filed under: 인문학 산책


대한민국은 자본주의를 지향했지만, 첫 헌법은 극히 사회주의적인 모습을 군데 군데 보여줬다.
그것은 해방 후 38선 이남 남한 국민성향이 사회주의적 좌파 성향이 강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당시 초대 제헌 국회에는 좌파계열과 임시정부 계열이 남한 단독선거에 반대하여 대부분 후보로 나서지 않았고 이로 인해  좌파세력이 극히 미미했음에도 제헌 국회가 사회주의적인 조항을 헌법에 넣었거나 심각하게 고려했던 점은 남한이 얼마나 사회주의적 성향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만약 좌파 세력이 선거에 참여했으면 제1당이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마도 한국전쟁이 안 일어났거나 최소한 박정희의 5.16쿠데타가 없었으면 남한도 서유럽 국가(특히 서독)처럼 진보적 정당이 정권을 잡고 사회민주주의가 정착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도 한다.
사실 사회주의적 정책은 임시정부 때부터 추진하고 있었다.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은 토지와 주요 산업의 국유화였다. 이러한 정책이 공산주의적 사상으로 생각하는 지금의 인식과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특히 제헌 국회에서 가장 큰 우익 세력이었던 한민당의 정책에도 사회주의적 요소가 강하게 담고 있으니 교육 및 보건의 기회균등 보장, 중공주의 경제정책 수립, 주요 산업의 국영 또는 통제 관리, 토지 제도의 합리적 재편성 등이 그들의 정책이었다.
요즘으로 말하면 한나라당이 사회주의 정책을 내세운다는 얘기다.

첫 헌법의 모체 격인 조선임시약헌만 보더라도 생필품의 통제관리, 농민 본위의 토지 재분배, 주요 공업, 광산의 국영 또는 관리, 최저임금제 시행, 기업 경영에 노동자의 참여, 사회 보장 보험 제정 등 지금 봐도 서유럽의 사회주의적 정책을 훨씬 뛰어넘는, 과연 자본주의 헌법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의 정책들이 들어가 있다.
비록 미군정에 의해 인준을 못 받고 폐기됐지만, 이 약헌은 건국헌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무시 못할 조항들이었다.
그리하여 헌법 제정 과정에서 사회주의적인 요소들이 논란이 되었는데
제86조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모든 인민에게 생활의 기본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게 하는 사회정의 실현과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기함을 기본으로 삼는다. 각인의 경제상 자유는 이 한계 내에서 보장한다.
이 조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적 이념을 일부 방해가 되지 않는 한 국가가 경제 전반을 통제한다는 통제 경제를 원칙으로 한다는 선언이었다. 사실상의 사회주의 선언과 마찬가지 조항이었고 우익 계열의 한민당 의원들이 주로 비판을 했지만,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그대로 통과됐다. 그 외에도 주요 기업과 지하자원의 국유화 또는 공유, 대외 무역의 국가 통제, 필요시 사기업의 국유, 공유화 가능 등의 사회주의적 색채가 짙은 정책들도 모두 통과됐고 농지를 농민에게 분배한다는 정책은 쉽게 통과되기도 했다.
하지만 적산(일제가 남기고 간 재산)을 국유화 한다는 조항은 삭제되었는데 적산은 그 뒤에도 위 조항들을 화석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적산이 국가재산의 80% 해당하는데 이에 국유화 없이는 위 정책의 실현이 여러 가지로 어려웠는 데 삭제된 이유는 미군정의 눈치 때문이었다.
훗날 적산은 친일파와 돈 있는 자본가들에게 헐값 또는 거의 무상에 가깝게 넘어갔고 현재 수많은 대기업이 이 적산을 헐값에 인수해서 그 싹을 틔운 것으로 천민자본주의 실현에 상당히 보탬이 됐다..
헌법에 또 다른 사회주의적 조항 중 가장 눈여겨볼 것은
제18조 2항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에 있어서는 근로자의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익의 분배에 균점할 권리가 있다.

이른바 근로자의 이익균점권을 보장하는 조항으로 너무나 공산주의적 색채가 강해서 국회본회의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거쳐 삽입된 것이다.
원래는 근로자의 경영참가권도 강하게 논의됐지만 삭제되고 저 조항만 살아남았다.
이 조항은 국민의 공동재산인 적산을 국유화가 아닌 사유화 시키면 그 이익을 자본가 혼자 갖느냐 아니면 근로자도 발언권과 이익을 나눠 갖느냐는 의문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렇게 사회주의적인 조항이 많은 논란 끝에 들어간 것은 앞에서 얘기한 좌파적인 국민 여론을 의식해서였지만 별로 실행할 의지도 없는 국민 눈치 보기 조항이었을 뿐이었다.
이렇게 대한민국 건국 헌법은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체제 속에서도 사회주의 색채가 짙은 특이한 헌법의 새로운 실험은 하지만 제대로 실행되지도 못한채 2년 후 일어나는 한국전쟁에 의한 반공 이데올로기와 적산이라는 걸림돌로 인해 독재자들을 위한 재벌 길들이기와 위정자들 배부르게 만드는 데에만 쓰였을 뿐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서는 사문화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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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2008/07/30 19:44 2008/07/30 19:44


Tag : 사회주의, 자본주의, 제헌, 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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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08/07/26 10:07, Filed under: 인문학 산책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처음부터 여지까지 안 바뀌었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큰  규정이다. 그런데 '민주공화국'이라는게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사실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정의가 모호한 항목을 왜 제1조 1항에 넣었을까? 그만큼 우리 헌법이 졸속으로 만들어졌다는 뜻은 아닐까? 사실 처음 헌법 기초 안이 불과 7일의 시간만 주어지는 등(물론 나중에 연기됐지만) 1개월여 만에 만들어졌다. 세상에 한 나라의 첫 헌법을 1개월여 만에 만드는 나라가 있을까?
이렇게 서두른 이유는 8월 15일에 정부를 수립하려는 이승만의 욕심 때문이었다. 이승만은 그 후로도 헌법 제정에 사사건건 개입을 하여 헌법 초안을 엉망으로 만드는 등 자신의 독재자적인 욕심을 이때부터 이미 서서히 드러내놓고 있었다.

그렇다면, 1항의 국호인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당시까지 정의된 국호가 없었기에 유진오의 초안에는 '조선은 민주공화국이다'로 되어 있었다.
당시 여러 가지 국호가 나왔지만, 국회 헌법안 심의과정에서 대한민국 17표, 고려공화국 7표, 조선공화국 2표, 한국 1표로 대한민국으로 결정 났다. 대한민국으로 정한 이유 중에는 대한제국의 법통을 계승해야 일본으로부터 보상을  받기 때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임시정부 때부터 써오던 것이라는데 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제국주의적인 국호라고 반대의견도 많았었고 이 의견도 설득력 있다. 차후 통일이 되더라도 제국주의적인 국호는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공화국 또한 임시정부 헌법 때부터 유지되어오던 항목이다.
공화국이란 공화제를 채택한 나라를 말하는 데 반대로 군주제가 있다. 군주제는 말 그대로 왕이 국가원수인 나라로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태국 등의 나라를 말한다.
공화국이 민주주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산국가도 공화제를 채택한 나라가 있고 과거 우리나라도 공화제를 채택했지만, 대통령이 조선시대 왕보다 더한 절대권력을 휘두르던 독재국가가 아니었던가? 반면 군주제인 나라들 상당수가 입헌군주제로 명목상의 왕일 뿐이고 특히 캐나다, 호주 등의 나라는 사실상 독립국으로써 주권이 국민에게 있으므로 공화제와 군주제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오히려 공화제를 채택한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보다 더 민주적인 국가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민주공화국'이라는 표현은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의견이 분분하고 민주주의 국가를 상징하는 정의라고 할 수도 없다.
재미있는 것은 군주제인 우리나라가 강제로 왕정이 폐지되고 불과 10여 년 만에 임시정부에서 공화제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그전에는 공화제에 대한 얘기가 전혀 없었고 동학농민혁명 당시에도 왕정을 옹호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다른 나라와 달리 군주파와 공화파의 싸움도 없었고 별 다른 의견도 없이 해방 후 임시정부의 공화제는 아무런 저항도 없이 정착했고 그 뒤로도 이 문제는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얼마 전 드라마 '궁'이 방송하면서 잠깐 군주제를 부활하자는 미친 소리가 부상했지만, 그것도 다시 수그러들었을뿐...
다른 나라와 달리 이렇게 쉽게 공화제가 정착된 이유는 조선의 무능력한 군주로 말미암아 (요즘 명성황후가 마치 나라를 구하려고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왜곡되었지만,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그녀는 나라는 전혀 상관없었고 오히려 나라를 망하게 하는 일을 재촉만 했다.) 나라가 망했고 망하고 나서도 이 땅의 독립을 위해 백성과 같이 투쟁을 하기는 커녕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일본의 비위를 맞추는 등의 행동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임시정부는 물론 해방 후에도 왕정제는 전혀 고려치 않은 관심밖에 일이었고 그뿐 아니라 조선 황실은 해방 후에도 '왕따'를 당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 후부터 지금까지도 우리의 헌법은 조선 시대 왕보다도 더한 절대권력을 부여하고 있으며 박정희 때는 영구집권까지 보장했으니 과연 왕정제를 완전히 극복한 걸까?

당시 공화제를 채택하면서 정부 형태는 의원 내각제를 채택했다. 의원 내각제는 만장일치로 쉽게 통과됐으나 내각제를 할 경우 사실상 아무런 권한이 없어지는 대통령직에 대해 불만을 품은 이승만에 의해 억지로 대통령제로 바뀌었고, 제2공화국 때 잠시 의원내각제가 된 것 외에는 지금까지 대통령제로 남아 강력한 제왕적 대통령제의 시초를 마련했다. 사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헌법안을 수정한 김준연은 총리 및 국무회의의 권한을 키워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한 내각제적인 장치를 마련했지만, 너무 급하게 만드는 바람에 해석상의 논란이 생겨 이 헌법의 특별한 장치는 거의 제 구실을 못했고, 그 후로도 현재 6공화국 헌법에 이르러서도 김영삼 정부 시절 총리였던 이회창 총리가 이에 대해 거론하며 김영삼 대통령의 권한에 도전했다가 쫓겨나는 일도 벌어진 적도 있다.
그래서 총리를 얼굴마담이라고 불리었던 헌법상의 내각제적인 총리 및 국무회의의 권한은 노무현 정부 들어서야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지금의 이명박 정부 들어서 다시금 그들의 권한이 축소되고 말았으니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인가? 아마 김준연도 헌법상의 내각제적인 요소가 제왕적 대통령제에 의해 사문화될 줄을 꿈에도 생각 못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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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2008/07/26 10:07 2008/07/26 10:07


Tag : 공화국, 공화제, 국호, 군주제, 내각제, 대통령제, 대한민국, 왕권, 이승만, 제왕적, 제왕적 대통령, 제헌, 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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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08/07/21 09:55, Filed under: 인문학 산책


원래는 7월 17일 제헌 60주년에 맞혀 글을 쓰려고 했다가 늦어졌다...

올해 7월 17일은 이 나라의 첫 헌법이 탄생한 지 60주년 되는 날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이렇게 뜻깊은 날이 처음으로 공휴일에서 제외되고 나라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사건으로 그다지 크게 두드러지지 않아서 아쉽다.
원래는 60주년에 맞혀 건국 헌법에 대해 장황하게 쓰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포기하게 됐고 그냥 몇 가지 일화나 쓰려고 한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촛불집회에서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노래 하나가 '헌법 제1조'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 학교 다니던 분들은 하도 많이 불러서 많이 아는 노래겠지만 요즘 세대에게 생소한 이 노래가 이번 집회 덕분에 다시 알려져서 헌법 1조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사실 우리나라 헌법은 독재 정권이 정권을 계속 유지하려고 9번이나 바뀌어 누더기가 되다시피 했고 처음에 만들어진 헌법과 많이 달라졌지만,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을 상징하는(그러나 명목적이었던) 헌법 1조는 그다지 변한 것이 없다.

하지만, 처음 초안 된 헌법 1조는 지금과 다른 게 있었다.

헌법 초안을 만든 유진오 박사의 헌법 제1조를 보자
초안 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인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인민에게 발한다

그렇다. 헌법 초안에 '국민'이라는 말은 없었다. '국민' 대신 '인민'이라는 말로 되어 있었다.
인민..., 우리에게는 낯설지 않지만 그렇다고 좋게 들리는 단어가 아니다..
수십 년간 반공교육을 받은 사람뿐 아니라 요즘 젊은 세대에게도 '인민'이라는 말은 공산정권에서 쓰는 상당히 거부적인 단어로 다가온다.
하지만 '인민'이라는 단어는 나쁜 단어가 아니다. 사실 '국민'이라는 단어야말로 부끄럽고 과연 민주주의 상징으로써 어울리는지 생각해볼 단어다.
인민은 영어의 people을 번역한 것으로 하나의 자유인을 뜻한다. 하지만, 국민은 국가에 소속된 또는 종속된 구성원을 뜻함으로 마치 국가에 지배받는 사람이라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래서 70년대까지도 링컨의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은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부"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of the people)! 로 번역되곤 했었는데 80년대부터 이런 번역은 사라져가서 지금은 국민의 ... 로 번역된 것밖에 찾아볼 수 없다.
일제 강점기 때도 소학교가 전시체제하에 '국민학교'로 바뀐 것도 일왕에 종속된 국민이라는 뜻이었고 몇 년 전 초등학교로 바뀐 이유 또한 위에 이유 때문이었다.

한국전쟁 전에는 잘 쓰지도 않던 단어 '국민' 그리고 너무나 익숙한 '인민'이라는 단어가, 지금 처지가 바뀌어서 서로 반대 입장이 된 이유는 이 건국 헌법 제정 당시 초안이 나중에 바뀌면서 그렇게 된 것이다.
계속 인민이라는 단어를 쓰던 헌법 초안은 본회의 제2 독회에서 제7조 2항에 외국인의 법적 지위에 관한 용어에 대한 토론에서 문제가 되었고 이때 당시 윤치영 의원의
"북조선인민위원회 운운만 하더라도 나는 지긋지긋하게 들립니다. 나는 '인민'이라는 쓰는 데에는 절대 반대합니다."라는 발언에서 비롯됐다. 이로 말미암아 조봉암 의원 등이 반대했지만 결국 헌법 초안에서 '인민'이라는 단어는 빠지고 당시로써는 생소하게 들리는 '국민'이라는 단어로 바뀌었으니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개개인이 자유인인 '인민'에서 국가에 종속된 '국민'으로 전략하는 순간이었고 제1조 2항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은 결국 명목적인 항목이 되어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수십 년 동안 독재정권의 휴지 쪼가리로 바뀌는 비극적인 순간이었다.
그리하여 뢰벤쉬타인이 말하는 명목적 헌법 또는 장식적 헌법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의 첫 헌법의 탄생이 이러한 비극으로 시작된 것이다.

당시 인민보다 국민이 생소했다는 것은 48년 7월 17월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헌법 서명 공포식에서 행한 이승만 당시 국회의장의 공포사에서도 볼 수 있다.
"삼천만 국민을 대표한 대한민국 국회에서 ... 이 헌법이 우리 국민의 완전한 국법임을 세계에 선포합니다.
.... 이날 이때에 우리가 여기서 행하는 일이 영원한 기념일이 될 것을 증명하여 모든 인민이 각각 마음으로 ..."
이승만은 공포사를 낭독하면서도 국민이라는 말을 쭉 쓰다가 인민이라는 단어를 무심코 말하기도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48년 7월 17일 이승만 당시 국회의장이 건국 헌법에 서명하고 있다.


후에 헌법 초안자 유진오는 그의 회고록에서
"'국민' 은 '국가의 구성원'이라는 뜻으로 국가우월주의 냄새가 풍기는 반면, '인민'은 '국가도 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자유와 권리의 주체'를 의미한다."면서 "공산주의자들에게 좋은 단어 하나를 빼앗겼다." 라고 한탄했다..
그리하야 레드콤플렉스에 갇힌 '인민'이라는 단어는 반공드라마에서 빨갱이들이나 쓰는 단어로 전략했고 작년 남북정상회담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에서 방명록에 '인민은 위대하다'라는 말을 쓴게 문제가 될 정도가 됐다. (인민은 위대하다.. 인민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나면 이 말 참 가슴 벅차오르는 말이 아닌가?)

이렇게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단어는 인민뿐이 아니다. '동무'라는 말도 북한이 쓴다고 하여 부지불식간에 전혀 쓰지도 않던 '친구'라는 단어로 대체되었고 '노동자'는 '근로자'로 대체되었다. 이 땅의 비극적 역사의 한 단면이다.

덧)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도 사실 영어에 영향을 받은 일본어 투 말이다. '국민에게서 나온다'가 맞는 말이다. 수십 년 동안 헌법이 9번이나 바뀌었으면서 제일 유명하고 제일 중요한 1조의 일본어 투는 한 번도 바뀐 적이 없고 아마도 문제조차 된적이 없었다.. 그것은 아마도 제일 중요한 헌법 제1조가 위정자들에게는 오히려 귀찮은 문장이므로 신경을 안써서 그런것이 아닐까? 나도 이 글을 쓰면서 발견했다. 처음에 무의식적으로 제목을 인민에게서 나온다로 했다가 어쩔수 없이 헌법에 나온 엉터리 말투 때문에 제목을 헌법에 나온 일본식 말투로 고쳐야 했다. 그래도 무의식적으로 제대로 된 말투로 글 쓴 거 보면 나도 국어 교육은 제대로 했군... 흠흠..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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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
2008/07/21 09:55 2008/07/21 09:55


Tag : 국민, 유진오, 이승만, 인민, 제1조, 제헌헌법, 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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