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역'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5/11 자전거 타고 속초 가기 (10)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자전거로 속초까지 라이딩을 실행에 옮긴 날 5월 9일....은 이 날의 기온으로는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날이었다고 한다..ㅡㅡ;;
아무튼 문득 떠나보자고 생각해서 날을 새고 새벽 일찍 길을 떠났다. 그 전부터 가고 싶어서 여러 사람에게 같이 가자고 꼬셔봤지만 아무도 그 먼길과 설악산을 넘어야 한다는것에 겁을 먹어서 나 혼자만 출발해야 했다..ㅠㅠ

출발하기전 며칠전부터 왼쪽 무릎이 아파서 가다가 심해져서 도중에 포기해야 되는 일이 발생할까 많은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 그런 일은 발생안했고 오히려 다녀온뒤 무릎통증이 사라졌다.

날씨가 덥다는것을 예측하고 여름 복장을 하고 떠났지만 역시 새벽 기온은 너무나 쌀쌀해서 이러다 감기에 걸리는것은 아닌지 걱정을 많이 했다. 그렇게 10km를 타고 가서 새벽 전철을 타고 국수역으로 떠났다. 하지만 중간에 전철이 10분 연착을 하는 바람에 국수행 첫차를 놓치고 30분 뒷차를 타게 됐다. 아침부터 일정이 뒤틀어지기 시작했으니..
이번 여행을 함께 한 나의 애마. 스캇 서브 20.
번쩍이는것은 안전을 위한 반사띠가 카메라 플래시에 반사된것.

새벽 중앙선 전철안은 사람이 없다. 내가 탄 칸은 나 혼자였다. 그렇게 전철을 타고 국수역에 도착.
자전거를 타고 내리면 역무원이 달려와 전철에 자전거를 타고 탑승한 벌금 900원을 내라고 한다. 괜히 앉아 계신 역무원 달려오게 하는게 미안하니 자전거를 타고 내리실분은 미리 역무원실로 가서  900원을 내시길.... 원하면 영수증도 끊어준다.
예전에는 속초를 가려는 사람들이 서울 강동쪽에서 출발했으나 중앙선이 전철로 새로 개통하고부터는 팔당역, 국수역으로 옮겨 출발한다. 어떻게 보면 날로 먹는것 같긴하지만.. 남들도 요즘은 이렇게 출발하잖아..더구나 우리집은 남들과 다르게 강서쪽이고..라는 핑계를 대며... 흐흐
특히 팔당역은 역장님이 자전거를 엄청 싫어하는지 자전거를 타고 내리면 역무원하고 싸우는 일이 많으니 되도록 피하는게 좋다.
요즘 각하께서 맨날 녹색성장 운운하며 자전거를 타자고 외치는데 외국같이 전철하고 자전거 연계가 안되는데 이것부터 해결하는게 좋을듯...

출발하자 마자 오르막길이다..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 처음부터 힘이 든다.. 이러다 가다가 퍼지는게 아닌가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그래도 길 옆은 갓길이 넓어서 자전거 타고 가기 좋다.
각하께서 전국을 연결하는 자전거 길 만들자면서 내가 낸 세금을 엉뚱하게 쓸려고 하는데 이렇게 국도나 지방도 옆에 갓길만 잘 정비해줘도 엉뚱한 세금 안쓰고도 훌륭한 자전거 타는 길을 만들수 있다. 

아래는 관련기사 
동네갈땐 자동차, 멀리 갈땐 자전거?

드디어 경기도 양평을 지나서 강원도 홍천에 들어섰다. 헥헥 거리며 올라간 고개 꼭대기에 휴게소와 함께 홍천에 오신걸 환영한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양평서 홍천까지가 체감 거리상 가장 길게 느껴졌다.
예상외로 경기도쪽이 높은 고개가 더 많았다. 강원도는 경기도에 비해서 고갯길이 야트막하다. 그런데 높은 고개보다 야트막하면서 긴 고갯길이 더 힘들다.. 고개 정상에 다다르면 또 다른 고개가 보이는데 그럴때면 정말 한숨이 나온다... 휴우..
한번은 내리막길에서 시속 40km정도로 내려오고 있는데 길옆 가드레일 밑에서 갑자기 강아지가 머리를 내밀고 짓는 바람에 놀라서 핸들을 놓칠뻔했다.
자전거도 비틀 비틀 거리는 위험한 순간이었다. 바로 옆은 차량들이 시속 100km로 달리고 있고..

자전거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터널. 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당연히 터널을 몇개 지나게 된다. 터널을 지나다보면 폐쇄된 공간안에 자동차 소리가 울려 더욱더 공포감을 들게 한다. 마치 비행기 소리 같이 들린다. 터널안에서는 저절로 속도가 30km를 넘어선다.. 그리고 터널을 지날때 라이트를 켜라는 표지판이 있지만 라이트를 켜는 자동차는 극히 드믈다는것을 이번에 경험했다.
그래도 차선이 넓어서 여러 터널을 지날때 별 어려움이 없었는데 미시령 넘기전 마지막 터널인 '인제터널'에 경우에는 갓길이 전혀 없어서 바로 내 옆으로 대형트럭이 지나가는 경험을 한뒤로 그냥 구석 배수로 위로 지나갔다. 안전을 위해 가져간 배낭을 덮는 커다란 반사판도 무용지물이었다.
어느분이 후기에 다음부터는 인제터널을 지나갈때 배수로 위로 자전거를 끌고 갈거라는 말에 절대 공감하는 순간이다. 아마도 이런 구조때문에 자전거 사고가 났었는지 터널 앞에 자전거에 주의하라는 표지판이 있지만 이걸 주의깊게 보는 차가 있을리 만무하다.
여러분도 오래 살고 싶으면 '인제터널'은 처음부터 그냥 배수로 위로 가는것이 좋을것이다. 자동차가 자전거를 피해서 달려줄거라는 순진한 생각은 버리시길...
그리고 인제터널 관리하는 곳 공무원님. 자전거를 주의하라는 표지판보다 차선을 좀 좁히고 갓길을 만들어 주시는게 더 안전할듯합니다..

사진상의 며느리고개는 며느리들이 자꾸 사라져서 붙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뒤로 사람들이 이곳을 안 넘고 60리나 돌아서 넘어갔다나..

드디어 자전거 펑크가 났다. 펑크를 때우기 위해 바퀴를 분리했다. 펑크를 떼우느라고 40여분이 소비됐다. 숙달되면 10여분이면 된다는데 초보라서 오래 걸렸다. 펑크를 때우는 동안 뒤로는 다른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이러다 제 시간에 속초에 도착할지 걱정이 되기 시작하고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이 정체 불명의 철심때문에 펑크가 났다.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가는 길 내내 옆으로 휴게소가 많으니 먹을것과 식수 걱정은 안해도 된다.
처음에는 뭐 사려갈때 자전거를 묶었으나 나중에는 귀찮고 사람들을 믿어서 안 묶기 시작했다..

차가 없을때 찍은 사진. 이렇게 없다가도 갑자기 옆으로 엄청난 속도로 차가 지나간다. 보다시피 넓은 갓길 덕에 자전거 타고 가기에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30도를 육박하는 더위에 그늘 하나 없는 아스팔트 위는 정말 지옥이었다. 정말로 터널과 휴게소 외에는 그늘이 하나도 없었다!
날 새고 떠난뒤에다 엄청난 더위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일사병 걸려 쓰러지는 줄 알았다..ㅡㅡ;;
어찌나 햇볕이 뜨거운지 버프로 얼굴을 가렸음에도 코가 빨갛게 익었다.
이 날 먹은 물이 2.5 리터인데 죄다 땀으로 배출되서 화장실은 2번밖에 안갔다는것...ㅡㅡ

드디어 인제에 도착. 인제 경계선 들어서마자 나타나는 청정조각공원. 여기서 생수를 사고 잠시 쉬었다.
이 공원에는 야한 조각상도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ㅋㅋ

소양호 옆을 따라 가는길. 가물어서 소양호가 바짝 말랐고 그 위로 풀이 자라 푸른 초원을 이루고 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금강산 홍보 입갑판이 서 있다.

소양강. 가물어서 물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물은 맑다.

맑은 내린천을 따라 이동중.

드디어 설악산 입구에 도착했다. 감격 ㅜ.ㅜ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계속 오르막길만 있다는...ㅡㅜ
설악산 계곡의 아름다운 풍경이 도로를 따라 쭉 있지만 설악산 입구부터는 도로옆 갓길이 사라져서 위험하다. 그래서 조심해서 달려야 하기에 정작 아름다운 풍경은 구경할 틈도 없다. 더구나 공사중이라서 더욱 더 위험하고 힘들다. 공사가 끝나는 내년부터는 자전거 타기가 수월할듯 하다.

미시령 올라가기전 마지막 휴게소. 밥 먹은지 4시간도 안됐는데 배고팠는데 여기서 식수를 구입하고 준비해간 양갱 2개를 먹으니 든든했다. 역시 자전거 탈때는 양갱이 최고다.

미시령 입구에 있는 만해 한용운 스님의 초상화가 있는 입간판. 이걸 보면 미시령에 다왔다는걸 알 수 있어서 속초로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는 간판이다. 이 간판이 도대체 언제 나타나나 기다렸는데 드디어 보게 되니 어찌나 반가운지..^^
속초가 13km 남았단다..흐흐

미시령 입구의 갈림길. 왼쪽이 새로 생긴 도로로 미시령 터널로 가는 길이다. 미시령 터널로 지나가면 힘들게 미시령을 넘을 필요가 없다. 자동차는 통행료를 내야 하지만 자전거는 무료다. 하지만 속초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오른쪽의 미시령 옛길로 넘어간다. 쉽게 속초를 넘어가지 않으려는 도전정신때문인듯.. (또한 4km에 육박하는 터널을 지나야 하는 공포감도 한몫 할듯..) 나도 오른쪽 옛길로 갔지만... 미시령을 넘으면서 그냥 터널로 갈걸 하는 후회를  계속 하게 된다..
미시령 옛길 입구. 여기부터 무서운 경사길이 시작된다.. 정상까지 4km란다..

사진상에서는 경사가 별로 심한것 같지 않지만 직접 자전거를 몰고 가면 정말 힘들다..ㅠㅠ 도대체 정상은 어디 있는거야!  (체감 경사 40도.. 그러고보니 아이팟 터치로 이곳에서 경사를 재본다는걸 깜빡 잊었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힘든 경사는 아닌데 엄청난 거리를 달려와 체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올라가다 보니 평소 입밖으로 절대 욕안하던 내 입에서도 욕이 나올 정도로 힘들다.

오르면서 본 미시령 계곡. 실제로 보면 절경이다.
어찌나 힘든지 몇십m를 가다가 쉬고.. 차라리 그냥 자전거를 끌고 갈까 하다가도 그래도 오기로 끝까지 타고 갔다.
도중에 차타고 내려오는 아줌마 한분이 얼마 안남았으니 힘내세요 라고 응원할때는 감격하고 힘이 솟았다.. 그 힘은 몇십m 못갔지만..ㅡㅡ;;

거의 정상에 다다랐을때. 나는 혼자 갔지만 저렇게 단체로 온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단체로 오신분들은 지원 차량이 있어서 차에 개인 짐을 다 싣고 몸만 이동하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부럽던지.. 
여지껏 힘들게 올라오다가 마지막에는 정상이 얼마 안남았다는 생각에서인지 마지막 몇백m를 쉬지 않고 빠르게 올라갔다.
근데 저부분부터는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해서 추워지기 시작했다. 바람이 어찌나 심한지 자전거와 몸이 통채로 절벽쪽으로 움직일 정도였으니.. 무서웠다...ㅠㅠ

올라온 미시령 옛길. 굽이 굽이 긴 저 길을 올라왔다. 사실 올라오면서 터널로 갈걸 후회도 하고 제일 욕 많이 나온 구간이었지만 어쩌면 이 미시령 고개가 있기에 여길 넘어보자는 도전 정신으로 속초행을 감행했는지도 모른다. 안그러면 별 어려움도 없는 길이었을거고 그건 단지 여행으로 끝나는 길이었을지도 모르니..

드디어 미시령 정상. 여기에 온 사람들이 저 간판앞에서 자전거를 머리 위로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아무튼 나도 다른분께 부탁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초점이 하나도 안맞은거였다! 어떻게 가서 찍은 사진인데 흑흑 ㅠ.ㅠ

미시령 휴게소 정상에서 찍은 속초. 오른쪽으로 밑으로 내려가는 도로가 보인다.
바람이 어찌나 센지 몸이 절벽밑으로 날라갈것 같아서 무서웠다. 자전거에 얹혀놓았던 카메라가 바람에 날라가서 옆 귀퉁이 두군데가 찌그러지는 불상사도 생겼다 ㅜㅜ

내려가는 길. 내리막길이라고 속도를 냈다가는 훨훨 날아서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추락 위험! 브레이크 파열 위험! 이라는 경고판이 계속 나타나며 속도 내지말라고 겁준다. 한참 브레이크를 잡고 내려오다보니 손가락이 아플 지경이었다.
미시령 터널로 통과시는 직선도로라서 시속 50km이상으로 달릴수 있다고 한다.

내려오다 찍은 설악산 울산바위. 장관이었다.

드디어 속초닷!
사실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고 미시령에서 바로 내려오면 속초시내인줄 알았더니 실제로는 한참을 더 가야 했다. 이런..ㅡㅡ

속초 해수욕장. 자전거를 타고 가면 사실 속초 해수욕장 볼게 없다. 그냥 터미널 근처라서 속초에 왔다는 증명사진겸으로 찍었다.
속초에 와서 놀란게 처음부터 끝까지 도로 표지판에 속초버스터미널 표시를 전혀 볼 수 없었다는것. 다른분이 올린 후기에 터미널을 물어 물어 찾아갔다는 말을 이해했다. 길 물어보기 싫어하는 나 또한 여러번 물어봐서 찾아야 했다. 다른분들이 속초 고속터미널을 찾으려면 해수욕장 근처에 있으니 표지판에 속초해수욕장을 따라가시도록. 속초 시외버스 터미널은 북쪽에 있는데 여기는 어떻게 찾아가는지 모르겠다. 그냥 물어봐서 찾아가야 할듯.
아무튼 기나긴 속초행 자전거 여행이 끝났다. 가면서 내가 이 짓을 왜 하나 후회도 했고 다시는 안온다고 생각도 했지만 막상 돌이켜보니 재밌었고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번에도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특히 욕하며 올라가던 미시령 옛길은 아마도 다음에 도전할때도 다시 그 길을 선택할것이다.
다음번 도전때는 진짜 서울에서 출발할까나?

국수역에서 속초 해수욕장까지 총 거리는 163km
자전거 탄 시간은 7시간 30분
총 걸린 시간은 11시간 - 그러니까 4시간 30분을 쉬는 시간, 밥먹는 시간, 펑크 때우는 시간에 소비했다는데.. 아무리 해도 이해가 안가는 부분..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시간을 보냈단 말인가!
평균 속도는 21.6km - 미시령 넘기전까지는 24km정도였는데 미시령에서 평균속도 다 잡아먹었다..;;
최고속도는 시속 53.6km
전철역과 터미널에서 집까지 이동거리를 포함한 이 날 총 주행거리는 192.5km.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길을 떠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와 소설 태백산맥을 찾아서-보성  (0) 2009/07/24
자전거로 동강을 달리다  (2) 2009/05/22
자전거 타고 속초 가기  (10) 2009/05/11
풍도의 봄  (0) 2009/03/11
무진기행 - 순천을 가다  (0) 2008/11/19
선운사에 가본 적이 있나요?  (0) 2008/09/22
Posted by 온빛누리
이전버튼 1 이전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