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  

Posted 2008/04/17 12:26, Filed under: 과학이야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월간 과학 뉴튼 1990년 10월호. 내 책더미속에 먼지를 잔뜩 뒤집고 있는 책을 꺼내보았습니다.
저 책에 실린 나를 감동시킨 기사 하나. 잘 있거라, 멋진 태양계여! 라는 제목의 기사.
1977년 발사된 보이저호가 태양계를 벗어나기전에 마지막으로 보낸 사진들에 기사였는데..
보이저 1호가 태양으로부터 60억km 떨어진 태양계의 끝에서 카메라가 망가지는 위험을 무릅쓰고 태양을 향해 찍은 사진.. 거기에 찍힌 지구 사진이 아래 사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이십니까? 조그만 푸른점이.. 중앙에 있는 작은 점이 지구입니다. 지구를 가르는 빛줄기는 태양광선입니다.

이건 확대한거고 실제 사진은 이것보다 더 작아서 요즘같이 해상도 높은 여러분의 모니터에서는 실제로는 아예 보이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이 사진을 현상한 사람은 먼지로 알았답니다.

얼마나 작은가 하면 보이저1호에 실린 카메라가 64만화소(놀랍지 않습니까? 지금 수십만원이면 천만화소 카메라를 살수 있는데.. 기술의 발전은 역시 대단합니다.)로 그 화상에서 지구의 크기는 0.12픽셀(화소)에 불과했습니다.

즉 태양계에 막 들어서는 외계인의 우주선에서 망원렌즈로 찍어도 저 정도 크기밖에 안나올 정도로 지구는 작았습니다. (목성은 3픽셀보다 크고 토성도 고리를 확인할수 있을정도로 크게 찍혔습니다)

이 사진을 찍고 카메라는 망가졌습니다. 지금의 디지털 카메라도 태양을 향해 찍으면 위험합니다만..

60억km 떨어진곳에서 태양의 크기는 지구에서 보는것보다 40분의 1이고 nd필터를 썼는데도 망가지는걸 보면 태양의 빛의 위력은 엄청나죠?

근데 저를 감동시킨 것은 잡지에 실린 지금은 고인이 된 칼 세이건 박사의 말이었습니다.

"1화소의 크기도 되지 않은 이 희미한 푸른점, 거기에 우리들은 살고 있다..(이 사진은) 우리들의 유일한 고향인 이 푸른점을 지키며 소중하게 여길 책임을 강하게 느끼게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서 칼 세이건은 그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코스모스'의 속편격인 책 제목을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이라고 지었고 앞에서 소개한 말을 그 책에서 그대로 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칼 세이건은 말합니다. 우리 인간은 얼마나 보잘것 없는 존재인가, 동시에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구는 광대한 우주의 무대 속에서 하나의 극히 작은 무대에 지나지 않는다. 이 조그만 점의 한 구석의 일시적 지배자가 되려고 장군이나 황제들이 흐르게 했던 유혈의 강을 생각해 보라. 또 이 점의 어느 한 구석의 주민들이 거의 구별할 수 없는 다른 한 구석의 주민들에게 자행했던 무수한 잔인한 행위들, 그들은 얼마나 빈번하게 오해를 했고, 서로 죽이려고 얼마나 날뛰고, 얼마나 지독하게 서로 미워했던가 생각해보라.

우리의 거만함, 스스로의 중요성에 대한 과신, 우리가 우주에서 어떤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망상은 이 엷은 빛나는 점의 모습에서 도전을 받게 되었다. 우리 행성은 우주의 어둠에 크게 둘러싸인 외로운 티끌 하나에 불과하다. 이 광막한 우주공간 속에서 우리의 미천함으로부터 우리를 구출하는데 외부에서 도움의 손길이 뻗어올 징조는 하나도 없다.

지구는 현재까지 생물을 품은 유일한 천체로 알려져 있다. 우리 인류가 이주할 곳 -적어도 가까운 장래에- 이라고는 달리 없다. 방문은 가능하지만 정착은 불가능하다. 좋건 나쁘건 현재로서는 지구만이 우리 삶의 터전인 것이다.
천문학은 겸손과 인격수양의 학문이라고 말해져 왔다. 인간이 가진 자부심의 어리석음을 알려주는 데 우리의 조그만 천체를 멀리서 찍은 이 사진 이상 가는 것은 없다. 사진은 우리가 서로 더 친절하게 대하고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인 이 창백한 푸른 점을 보존하고 소중히 가꿀 우리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
그래서 언젠가 지구의 운명이 다하고 태양계와 그 너머 곳곳에 흩어져 있을 우리의 먼 후손들은, 그들 행성의 밤 하늘을 우러러 인류의 고향 <창백한 푸른 점>을 찾아내려고 애쓸 것이다. 그것은 비록 보잘 것 없는 나약한 존재에 지나지 않으나 그들은 사랑하여 마지 않으리라. 인류의 모든 능력이 담겨져 있던 그 그릇이 한때 얼마나 깨지기 쉬운 것이었던가, 인류의 어린 시절은 얼마나 위태로웠으며, 인류의 시작은 얼마나 초라했으며, 제 길을 찾아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강을 건너야 했던가, 그 사연 모두에 그들은 경탄할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과학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인류는 소아마비를 정복할 수 있을까?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8/08/12
  • 철원평야를 만들어낸 오리산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8/08/09
  • 괜찮은 과학만화 'Hotel:Since 2079' (댓글 2개 / 트랙백 0개) 2006/03/29
  • 청산가리의 허와 실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6/04/26
  • 서울 북부의 거대한 크레이터? (댓글 7개 / 트랙백 1개) 2006/10/25
  • 창백한 푸른 점 - 이 작고 푸른 점에서 우리들은 살고 있다.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8/04/17
  • 왜 스케이트는 얼음위에서 잘 미끄러질까?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6/04/07
  • 곤충의 뇌를 조종하는 기생충-연가시 (댓글 0개 / 트랙백 0개) 2007/03/23
누리
2008/04/17 12:26 2008/04/17 12:26


Tag : 보이저, 우주, 지구, 창백한 푸른 점, 칼 세이건, 태양계
Response : 0 Trackback , 0 Comment

Trackback URL : http://mynury.com/trackback/95

Leave a commen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 Previous : 1 :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 75 : Next »

Categories

  • 전체 (75)
    • 빛그림 (18)
    • 길을 떠나다 (2)
    • 신변잡기 (7)
    • 잡동사니 (7)
    • 인문학 산책 (16)
      • 역사 추적 (4)
    • 세상 이야기 (14)
    • 과학이야기 (8)
    • 디지털 세상 (3)

Recent Posts

  1. 한국이 양궁을 잘해서 올림픽 메달수...
  2. 인류는 소아마비를 정복할 수 있을까?
  3. 철원평야를 만들어낸 오리산
  4. 부시 앞에서도 거짓말 하는 2MB
  5. 그곳에 바다가 있었네. 시화호
  6. 에필로그 - 건국 헌법 이야기 4
  7. 사회주의적이었던 헌법 - 건국 헌법...
  8. 날씨 좋던 서울 하늘

빛그림

강화도와 유도의 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덕유산 설경 1
2008년 1월 1일 일출모습
서해 작은섬의 야생화
미루나무가 있는 풍경

Tag cloud

  • 사진
  • 덕유산
  • 헌법
  • 이명박
  • 야생화
  • 제헌
  • 설경
  • 총선
  • 눈꽃
  • 일지매
  • 선거
  • 실존
  • 노루귀
  • 청와대
  • 이승만
  • 칼 세이건
  • 얼레지
  • 인터벌
  • 투표
  • 자전거

Recent Comments

  1. 어떤 상황의 빌라도 15일안에 팔아드... 드림부동산 14:46
  2. 저 이야기를 맨 처음에 보고, '그럼... polarnara 08/13
  3. 한미 양국 역대 최악의 대통령들, 부... jh 08/06
  4. 부시횽아 기억력 테스트 하고 있네요... 공상플러스 08/06
  5. 정치인들이 이렇게 개그를 하면 개그... 활의노래 08/06
  6. 뭡니까 ㅡㅡ; 동영상 보자마자 제가... A2 08/06
  7. 아.. 이거 개그하는건가요..ㅡㅡ 국... drzekil 08/06
  8. [술마시고 운전은 했는데 음주운전은... 하우디 08/06

Recent Trackbacks

  1. Low fee national payday loans. Low fee payday loans. 08/27
  2. 18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결과(중앙... Simply Complex 08/16
  3. 아프가니스탄, 신채호, 그리고 파슈... 급진적 생물학자 Radical Biologist 08/07
  4. #144. 성지순례가 필요한 조선일보의... sentimentalist 08/06
  5. 그들을 개콘에 고정출연시켜라! Save the Earth! Fire Blog! 08/06

archive

Calendar

«   2008/08   »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Blog

  • Control Panel
  • Post an Article

Site Stats

TOTAL 44802 HIT
TODAY 196 HIT
YESTERDAY 213 HIT

Tattertools , Tiskin and UGLYblog.net

Subscribe to RSS



UGLYBlog.net is optimized for 1280x1024 resolution or higher and Internet Explorer 7 or higher
Copyleft. All rights reserved for everyone on the web
Powered by SNZ Entertainment. 1999-2008